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관계자가 의류 브랜드 '써피'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주요 백화점의 최근 5년간 시장 점유율이 희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1위를 유지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점유율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신세계백화점의 총판매액 기준 백화점 업태 시장점유율은 25% 수준이었다. 2024년 시장점유율은 28%로 3%포인트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37%에서 2024년 34%로 3%포인트 하락했다. 현대백화점도 28%에서 27%로 1%포인트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이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수치는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주)신세계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하면서 발표한 투자설명서에 따른 것이다. 백화점 업태는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3사의 과점 현상이 여전해 한화갤러리아는 사실상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자설명서에는 명품관에 힘입어 ‘작지만 강한 백화점’으로 한 때 이름을 날렸던 한화갤러리아 백화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주)신세계는 2024년 말 기준 백화점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89%에 이르러 과점 형태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서희

신세계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경쟁 백화점들은 경영전략을 다시 세우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두 가지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잠실점이나 명동 본점 등 서울과 수도권 핵심 점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되 실적이 부진한 지방 점포는 매각을 검토한다. 중장기 성장 전략은 미래형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로 정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주력 점포 랜드마크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더현대서울’과 같은 점포의 확대가 대표적이다. 더현대서울은 2021년 2월 서울 여의도에 개점한 곳으로 개점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곳이다. 더현대서울은 MZ세대(1981년~2010년 출생자)가 반드시 들려야 할 공간을 지향했다는 특징이 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더현대서울에 156개국, 강남 무역센터점에 132개국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본업보단 식음료 사업 확장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2023년 6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낸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2년 새 7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최근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첫 매장 ‘벤슨 크리머리 서울’도 선보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식음료 업계에서 성공 경험이 있는 인재들을 많이 영입했고 외식 브랜드도 열 개 정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명품 중심의 백화점 매출 성장보단 식음료 사업을 통한 사업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최근 파이브가이즈 매각설이 나오면서 한화의 전략이 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갤러리아는 전날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해명 공시를 통해 “파이브가이즈의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두고 글로벌 본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방향성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