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몬텔레나는 매해 다른 날씨를 그대로 와인에 담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빈티지마다 균일한 맛이 나지 않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담으려면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여 와인메이커들의 흔적을 지워야 하는데, 그게 우리의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샤또 몬텔레나의 맷 크래프톤(Matt Crafton) 수석 와인메이커(왼쪽)와 조지 블랭컨시(George Blanckensee) 에스테이트 디렉터./신세계L&B 제공

미국 나파밸리에 있는 샤또 몬텔레나(Château Montelena) 와이너리의 맷 크래프톤(Matt Crafton) 수석 와인메이커는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샤또 몬텔레나의 공식 수입사는 신세계 L&B로, 이달부터 샤또 몬텔레나가 생산하는 모든 와인을 수입한다.

특히 리슬링은 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이번에 출시되는 리슬링과 소비뇽블랑, 진판델 빈티지는 아시아에선 한국에서만 출시된다.

샤또 몬텔레나는 1882년 설립된 나파밸리 초기 와이너리다. 20세기 초반 금주령 때문에 폐업했으나, 1972년 배럿(Barrett) 가족이 인수하며 다시 문을 열었다. 샤또 몬텔레나의 1973년산 샤르도네는 1976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의 심판(Judgment of Paris)’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프랑스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해당 와인은 ‘미국을 만든 101가지 물건’으로 선정돼 링컨의 모자, 암스트롱의 우주복과 함께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국내에서 샤또 몬텔레나의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두 와인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식탁 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생일 만찬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국내에 새롭게 소개되는 리슬링은 연간 3000병 이하로 생산된다. 진판델 역시 나파밸리 내 단일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어 생산량이 많지 않다.

크래프톤 수석 와인메이커는 한국 시장은 판매량 자체만 보면 다른 국가에 비해 많지 않지만, 주목하는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샤또 몬텔레나와 한국은 닮았다”라며 “한국이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주며 빠르게 발전하고 성공했듯, 샤또 몬텔레나도 자연 그대로를 담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한국 시장에서 우리 와인을 더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와인에 대한 이해도와 문화적 공감대가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와인의 경우 성장세가 가파르다”라고 덧붙였다.

샤또 몬텔레나의 대표 와인들./신세계L&B 제공

샤또 몬텔레나는 나파밸리 북단의 칼리스토가(Calistoga)에 자리 잡고 있다. 와이너리 주변에는 해양성 퇴적토, 화산재 토양, 강가의 자갈과 진흙 등 다양한 토양과 지형이 공존한다.

크래프톤 수석 와인메이커는 이날 ▲샤또 몬텔레나 나파 소비뇽 블랑 2023 ▲샤또 몬텔레나 나파 샤르도네 2018 ▲샤또 몬텔레나 나파 샤르도네 2022 ▲샤또 몬텔레나 포터밸리 리슬링 2023 ▲샤또 몬텔레나 에스테이트 칼리스토가 진판델 2021 ▲샤또 몬텔레나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 2021 ▲샤또 몬텔레나 에스테이트 칼리스토가 카베르네 소비뇽 2021 등을 소개했다.

소비뇽 블랑 2023 빈티지는 포도가 선선한 해에 자라 특유의 시트러스함(감귤류 과일의 향)이 돋보인다. 샤르도네 2022 빈티지는 포도가 따뜻한 해에 자라 잘 익은 과실의 향이 난다.

또 진판델은 포도가 조개 화석 등 바다의 흔적이 남아 있는 해양성 퇴적토에서 자라 미네랄리티와 섬세함을 갖는다. 카베르네 소비뇽 에스테이트 칼리스토가는 화산재 토양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에서 자라 강건한 구조와 깊은 풍미, 뛰어난 숙성 잠재력을 지녔다.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은 포도가 진흙에 가까운 자갈에서 자라 부드럽고 우아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특징이다.

샤또 몬텔레나는 종종 ‘구대륙 스타일의 신대륙 와인’으로 소개되지만, 크래프톤 수석 와인메이커는 샤또 몬텔레나를 ‘클래식(고전적)’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강한 오크 향이나 단맛을 내기보다는 섬세하고 균형 잡힌 구조, 숙성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지금 마셔도 좋지만 50년 뒤에도 좋은 와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국내에서 화이트 와인과 미국 프리미엄 와인의 수요가 증가해 샤또 몬텔레나 운영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나파 와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