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식약처장으로 2022년 5월 임명된 오 처장은 이로써 3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역대 최장수 식약처장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인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직 인사 중 두 번째 유임 사례다. 앞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에서 연속 기용된 데 이어, 오 처장이 그 뒤를 잇게 된 것이다. 정권 교체 이후 본격적인 내각 재편 속에서도 성과와 전문성을 기준으로 한 ‘실용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7일 충북 청주시 식약처 행정동에서 열린 2025년 온라인 시민감시단 발대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대 약대 교수 출신인 오 처장은 서울대 약대 106년 역사상 첫 여성 학장을 지낸 인물이다. 보령제약, SK케미칼 등에서 연구개발을 경험했고, 하버드 의대 연구원, 특허청 심사관 등을 거쳐 학계와 현장을 두루 이해하는 약학 전문가로 꼽힌다.

오 처장은 재임 기간 중 신약 심사기간 단축, 혁신의료제품 패스트트랙 신설, 세계의약품규제당국자협의체(WLA) 등재 등 규제혁신과 글로벌 협력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또한 비만치료제, 성기능 보조제, 문신용 염료 등 국민 관심 품목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 등 생활밀착형 정책 성과도 확보했다. 그는 “규제는 제한이 아닌 국민 안전과 산업 발전을 위한 수단”이라는 철학 아래 식약처의 역할 정립에 힘써 왔다.

바이오·제약업계는 오 처장의 유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앞둔 기업들은 식약처의 인허가 체계와 규제 방향성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통상 식약처는 다른 부처에 비해 조직 개편이나 정책 방향의 급격한 변화가 없는 영역이다. 국민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규제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제약·바이오 산업과 연계된 산업정책 성격이 공존한다. 이런 점에서 오 처장의 유임은 정책 연속성과 행정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실용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케어,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기술 규제 체계 정비, 해외직구·SNS 유통 등 사각지대 단속 강화, 혁신 의료기기 신속심사 제도 고도화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오 처장은 “유임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민 생활속의 안전을 담당하는 부처로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국민 식의약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