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앞두고 식품 기업들의 음료 시장 쟁탈전이 시작됐다. 올해 식품·프랜차이즈 업계가 선정한 틈새 전략 상품은 ‘토마토 바질 음료’다. 관련 업계에서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저속노화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 이상으로 노화 과정을 늦추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질병 발생을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픽=손민균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토마토와 바질을 활용한 음료가 속속 시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웅진식품은 ‘더 빅토리아 토마토 바질 소다’를 출시했다. 제로 칼로리지만 달콤한 맛을 첨가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단맛이 특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판매 성과도 좋은 편이다. 지난 4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누적 70만 병을 판매했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6억원 수준이다. 음료업계에서는 신상품을 통상 15만~20만병 생산한다. 출시 두 달 만에 70만병을 판매한 것은 성공한 신상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탄산수 브랜드 ‘더 빅토리아’ 출시 10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내놓은 상품”이라며 “네이버 몰에서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커피전문점도 앞다퉈 토마토와 바질이 들어간 음료를 내놓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는 토마토바질에이드를 6월 한정 상품으로 출시했다. 기존에 출시했던 생과일 수박 주스와 토마토주스에 ‘토마토바질에이드’를 새로 넣은 것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상큼하고 향긋한 풍미를 강조한 스파클링 음료”라고 설명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도 토마토 바질을 활용한 에이드 음료와 빙수를 출시했다.

롯데GRS는 토마토와 바질을 넣은 음식으로 이미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올해 초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에서 출시한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 치즈 토마토바질’ 메뉴가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는 모짜렐라 버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스타 셰프로 불리는 ‘나폴리맛피아’ 권성준 셰프와 함께 토마토 바질을 넣은 모짜렐라 치즈버거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후 일주일간 45만개가 팔렸다. 한 달 기준으로는 150만개, 석달 기준으로는 400만개가 판매되면서 상시 판매 제품으로 결정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토마토와 바질 조합의 음료나 식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저속노화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인 것으로 본다. 느리게 늙는 생활 방식을 강조하는 저속노화는 최근 일상 식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마토와 바질 외에도 아보카도와 오이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이는 맛을 내기엔 적합하지 않고 아보카도는 이미 한차례 열풍이 지나갔다”면서 “최근엔 토마토와 바질이 저속노화 식자재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토마토 바질 음료에 대한 검색량이 5월 초엔 3000회에서 한 달 새 6만6000회까지 올라가는 등 소비자 관심도가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올여름 틈새 탄산음료로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