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 업계가 구독 서비스에 공들이고 있다. 커피부터 반찬류까지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구독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작년 12월 구독서비스 ‘버디패스’를 출시했다. 버디패스는 스타벅스가 한국에서만 출시한 서비스다. 월 7900원을 내면 매일 오후 2시 제조 음료·푸드 제품을 30% 할인해 준다. 배송 무료 쿠폰 제공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스타벅스는 버디패스 출시 이전 두 달 동안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스타벅스 측은 “이 기간 버디패스 가입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이 매장에서 구매하는 금액과 방문 빈도가 구독 전 대비 각각 61%,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구독 서비스 이용 고객이 받은 혜택은 월평균 2만3300원으로 구독료의 3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버디패스가 좋은 반응을 얻자 롯데GRS도 구독서비스를 재정비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도넛 프랜차이즈 브랜드 크리스피 크림은 기존의 월간 구독 서비스를 새로 단장한 ‘오글패스’를 최근 출시했다.
오글패스는 도넛 또는 커피 구독 두 종류로 각각 2만원이다. 우선 도넛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3개입을 정상가 대비 63% 할인된 값에 월 10회 이용할 수 있다. 3개입 가격 정상가는 5400원인데 이를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메리카노(M)도 정상가 대비 약 81% 할인된 가격에 월 25회 이용 가능하다. 한 잔당 800원 수준으로 저가커피 브랜드보다도 저렴하다.
농협경제지주는 2023년 4월부터 정기 배송 구독서비스인 ‘월간농협맛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철 프리미엄 과일로 구성된 ‘과일맛선’(5만원), 100% 우리 농산물로 만든 ‘김치맛선’(2만~4만원), 한약사가 개발한 한방 콘셉트의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건강맛선’(3만~4만원) 등이다.
올해부터는 품목을 쌀, 고기, 전통주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기준 구독서비스 매출액은 105억원으로 출범 첫해인 2023년 대비 150% 증가했다.
구독서비스 유형은 멤버십형, 정기배송형, 렌털형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멤버십형은 월 단위 요금을 지불하고 매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버디패스나 오글패스가 이에 해당한다.
월간농협맛선은 정기배송형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지불한 금액만큼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렌털형은 월 구독료를 지불하고 계약기간 상품을 이용한 뒤 반납하는 서비스다. 정수기, 가구 렌털이 이에 해당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40조원 규모였는데 올해는 100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꾸준히 구독 서비스를 찾는 이유는 자주 구입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이다.
특히 식품 정기배송 서비스의 경우 중간 유통 과정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로 받을 수 있다. 각 업체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정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지, 개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이 구독서비스 성패의 관건”이라고 했다.
식품 구독 서비스 시장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미티큘러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식품 구독서비스 시장은 2024~2031년 동안 연평균 8.6%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31년 127억5000만달러(약 18조4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