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높아지면서 도시락, 커피 등을 사려고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자 편의점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개편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3~4년 전이지만 최근 수요가 늘면서 품목을 다양화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세븐일레븐, GS25 등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각 사 모바일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각 편의점마다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는 조금씩 특징이 다르다. 우선 가장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다. 구독 서비스 종류는 간편식사, 실속한끼, 달콤디저트, get 아메리카노, 시원음료, 식단관리 등 6가지다. CU는 2021부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상품 품목과 이용 가능 횟수를 늘렸다.
CU의 구독 서비스 중 가장 가격이 높은 것은 실속한끼 구독이다. 월 4000원으로 모든 도시락과 샐러드를 20% 할인받을 수 있다. 하루 최대 5개, 한 달 최대 15개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편의점 도시락은 보통 5000~6000원대에 판매된다. 예컨대 백종원트리플고기정식의 경우 판매가가 5500원인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20% 할인(1100원)을 받으면 44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네 번만 사 먹어도 400원 이득인 셈이다. 한 달 최대 횟수인 15번을 모두 사 먹으면 1만6500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구독 서비스로 도시락, 세븐까페, 세븐카페 반값커피 구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구독은 월 4000원으로 CU와 가격은 같다. 할인받을 수 있는 횟수는 하루 1번, 월 10회로 CU보다 적지만, 할인율은 30%로 CU보다 크다. 또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인 ‘T우주패스’나 카드 할인 혜택을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예컨대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롯데 한끼 11찬 도시락의 경우 정상가는 5900원인데, SKT의 T우주패스 할인(1500원)을 받고, 구독 30% 할인(1770원)을 받으면 2630원 할인된 327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두 번만 도시락을 먹어도 이득인 셈이다.
세븐일레븐이 다른 편의점과 차별점이 있다면 주류 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달에는 월 3900원에 와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한 달 동안 3번에 한해 와인 구입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위스키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샴페인 구독 서비스도 9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GS25는 지난 2020년 편의점 업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곳이다. 현재 ‘우리동네GS앱’에서 ▲우리동네GS클럽 한끼 ▲우리동네GS클럽 카페25(카페25 서비스) 등 2종의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2월 1일까지 운영하고 잠시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GS25 관계자는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가 구독 서비스에 힘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구독 서비스만 많이 팔기 위해서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예컨대 도시락 구독 이용자가 도시락을 사려고 편의점에 방문해서 음료수 등 다른 상품을 추가로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구독 이용자를 단골로 만드는 동시에 매출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CU는 지난 5월 서비스 개편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CU의 5~11월 월평균 구독 건수는 개편 전(1월~4월) 대비 60% 증가했다. CU 구독 서비스의 연령별 이용 현황을 보면 30대 33%, 20대 30%로 2030세대의 비중이 전체 60% 이상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