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휠라(FILA)’를 보유한 미스토홀딩스(081660)가 소위 케이(K) 패션 ‘3마’로 불리는 ‘마르디 메르크디’,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중화권 유통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휠라뿐만 아니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스토홀딩스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중화권 1호점을 열었다. 프렌치 캐주얼을 전개하는 이 브랜드는 1972년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지난 2019년 한국 패션 기업 레이어사의 리브랜딩(새단장)을 거쳐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현재 아시아 판권은 레이어가 독점하고 있으며, 중국 내 유통은 미스토홀딩스가 맡고 있다.

미스토홀딩스가 중화권 유통을 맡고 있는 '마르디 메르크디',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브랜드. /미스토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미스토홀딩스는 상하이 매장을 필두로 항저우,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3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항저우의 랜드마크 쇼핑몰 IN77, 베이징의 트렌드 중심지 타이쿠 리(Taikoo Li), 상하이의 프리미엄 몰 iapm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핵심 상권에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미스토홀딩스가 중국 유통을 맡은 피스피스스튜디오의 의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도 중국 2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행사인 ’618 쇼핑 행사’의 매출액 신규 브랜드 부문 2위(여성 신규 브랜드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2018년 출범 이후 꽃 모양 로고를 브랜드 시그니처로 삼아 성장해 왔다. 현재 중국 내 10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했다.

하고하우스의 마뗑킴 역시 지난해 4월 미스토홀딩스와 상품 독점 수입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홍콩, 대만, 마카오에 매장을 열었다. 마뗑킴은 5년 내 글로벌 매장을 27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미스토홀딩스의 브랜드 유통 사업 매출액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관련 매출액은 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4%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218억원)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중국 휠라(FILA)의 2024년 가을·겨울 화보. /중국 휠라 웨이보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휠라는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휠라는 올해 618 행사에서 스포츠 및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나이키에 이어 매출액 2위를 기록했다. 휠라는 2009년 중국 최대 스포츠 의류 기업 안타(ANTA)그룹과 합작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직접 하는 대신, 상표권 계약을 맺고 운영권을 안타그룹에 넘긴 뒤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안타그룹이 과거 발표한 ’2024~2026년 3개년 글로벌 성장 전략’에 따르면, 안타스포츠는 휠라 브랜드 매출을 400억~500억위안(약 7조6000억원~9조5500억원) 규모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발, 프로 스포츠, 아동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안타스포츠가 최근 발표한 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휠라는 전년 동기 대비 7~9%대 성장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미스토홀딩스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2253억원, 영업이익 17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5%, 영업이익은 21.75% 늘어난 수치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스토홀딩스의 브랜드 유통 사업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 중국의 1선 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매장을 늘려가며 중국 내 K패션 브랜드 다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