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채우’님은 유튜브 쇼핑에 CJ올리브영이 파트너로 합류한 직후 ‘VDL 쿠션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이라는 콘텐츠를 올리브영 제품 태그와 함께 게시했습니다. 영상을 올리기 전 28일간의 기록과 비교했을 때 쇼핑 제휴 프로그램 수익은 799%, 주문 수는 1061% 증가했습니다. 조회수는 평소 다른 영상 대비 2배 이상이었습니다.” (박정연 유튜브 한국 마케팅 총괄)
유튜브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유튜브 쇼핑 액셀러레이터’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행사는 유튜브 쇼핑 제휴프로그램 론칭 1년여간 성과를 크리에이터들에게 공유하고, 크리에이터 간 성공 사례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유튜브는 작년 6월 쇼핑 제휴 프로그램을 한국에 도입했다. 미국 외 국가에선 최초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크리에이터는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쳐 제휴사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제품을 콘텐츠에 태그해 소개할 수 있다. 제휴사는 쿠팡에서 올해 올리브영, 지그재그까지 확대됐다. 시청자는 태그를 클릭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는 이를 통해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박 총괄은 “한국에서만 2만50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이 프로그램에 가입했고 95만개 이상의 영상에서 제품 태그가 이뤄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들 덕분에 유튜브 쇼핑이 그동안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라며 “유튜브도 크리에이터의 더 빠른 성장을 돕기 위해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겠다. 유튜브 쇼핑이 낯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튜브 쇼핑과 함께 제휴사인 쿠팡도 빠르게 성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신영호 쿠팡 파트너스팀 매니저는 “현재까지 2만명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쿠팡과 협업했고 175만개의 콘텐츠와 312만개의 제품 태그가 활성화됐다”라고 밝혔다. 신 매니저는 “크리에이터의 채널 정보와 선택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쿠팡의 데이터를 혼합해 제품을 추천해 주는 기능을 새로 출시했다”라며 “콘텐츠 기획에 어려움을 겪는 크리에이터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그재그 창업자인 서정훈 카카오스타일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주 수익 비즈니스가 ‘광고’에서 ‘유튜브 쇼핑 태그’로 바뀐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시청자들은 크리에이터가 주도적으로 셀렉한 제품인지 단순 광고로 소개하는 제품인지를 너무 잘 안다.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아는 크리에이터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이 되는 데이터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크리에이터가 가진 캐릭터 매력과 평소 취향이 반영된 제품만 태그될 수 있도록 제품 추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라고 했다.
올해 올리브영과 지그재그가 파트너사로 합류한 만큼, 이날 행사에선 패션·뷰티 관련 유튜브 쇼핑 트렌드가 활발하게 공유됐다. 신 매니저는 “지난 2분기를 보면 숏폼 콘텐츠 비중이 컸지만, 평균 구매 금액은 롱폼 콘텐츠에서 가장 높았다”라며 “높은 가격의 럭셔리 브랜드 제품은 롱폼 콘텐츠로 소개하는 게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알럭스(R.LUX)·파페치와 같은 쿠팡 입점 채널을 통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해외 고가 브랜드도 콘텐츠에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가연 올리브영 소셜커머스팀 마케터는 “올리브영 고객이 관심 가지는 키워드가 곧 뷰티 트렌드”라며 “유튜브에 올리브영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연관검색어와, 올리브영의 급상승 검색어를 확인해 나오는 공통 검색어가 지금 가장 ‘핫한’ 키워드”라고 말했다. 예컨대 올리브영의 산리오 콜라보레이션을 콘텐츠에 녹이면 조회수는 물론, 올리브영 상품 태그로 구매 전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허승하 유튜브 문화 트렌드 매니저는 “패션 트렌드에 관심 있는 시청자의 경우 쇼츠로 핵심을 파악한 후, 더 깊이 있는 분석을 보기 위해 롱폼을 시청하는 식”이라며 “유튜브는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넓게, 때로는 깊게 알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모이는 플랫폼이다. 이러한 시청자들이라면 제품 구매에 있어서도 더욱 적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제목에 ‘추구미’가 포함된 콘텐츠는 조회수가 전년 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라며 “시청자들이 획일화된 트렌드보다 나만의 취향을 찾고자 한다는 증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