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주요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실적이 증권가 기대치를 밑돌며 저점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소비심리 회복과 내수 경기 개선 가능성이 있어 실적 반등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 3사 모두 2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상 전년 대비 소폭 성장세가 예상됐다. 롯데쇼핑(023530) 매출은 3조4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는 1조6724억원으로 4.24% 증가했고, 현대백화점은 1조796억원으로 5.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백화점 3사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정기 세일에 돌입한 6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개점 시간에 맞춰 입장하고 있다./뉴스1

영업이익은 신세계가 904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롯데쇼핑은 698억원, 현대백화점은 817억원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실제 실적은 이 같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 부진 여파가 이어진 데다 고정비 부담과 판관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을 준 탓이다. 최근 각종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신세계는 2분기 매출 1조6319억원, 영업이익 824억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을 전망이다.

롯데쇼핑 매출은 3조4000억, 영업이익은 649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고, 이익도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이 1조796억원, 영업이익 76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내수 소비 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2로 전 분기 대비 27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 100을 웃돈 건 2021년 3분기(106) 이후 약 4년 만이다.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백화점 부문 역시 100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8.7로 전월 대비 6.9포인트 상승해 두 달 연속 낙관 기준을 넘겼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 반등이 명품 매출을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변수도 있다. 오는 21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민생회복지원금은 백화점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일몰 예정인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연장 없이 폐지되면 고가 물품 소비가 많은 백화점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백화점 3사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해 핵심 사업 강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 명동 롯데타운에 2030 글로벌 세대를 겨냥한 케이(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개관했다. 하반기에는 37년 만의 잠실점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하고, 군산·수완·김해·동부산점 등 지방 점포의 쇼핑몰 전환도 추진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8월 완공 예정), 청담 SSG푸드마켓(11월), 본점 럭셔리관 전환 등으로 실적 모멘텀을 확보할 방침이다. 뷰티 편집숍 ‘시코르’는 명동과 홍대에 추가 출점한다.

현대백화점은 신도림 디큐브시티점 폐점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청주 커넥트현대 출점 효과가 기대된다. 신촌점은 엔터테인먼트 특화 점포로 재정비하고, 더현대서울은 글로벌 브랜드 유치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증권가도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산업 브리프에서 “정치 불확실성 완화와 금리 인하 누적 효과, 2차 추경 편성 등으로 내수 소비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