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주부 장민지(37)씨는 최근 4인 가족의 침구를 냉감 기능성 소재 듀라론으로 만든 제품으로 교체했다. 그는 “밤에 땀 때문에 자꾸 깨 아이들도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라며 “수면의 질을 위해선 비싸더라도 냉감 침구가 필수라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감 소재를 적용한 침구를 비롯한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9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폭염일수는 2.0일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 등 일부 지역은 6월부터 열대야가 시작됐고, 7월 들어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신세계까사 까사미아 '아이스' 냉감 기능성 패브릭 시리즈. /신세계까사 제공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침구 업체 ‘이브자리’의 5~6월 접촉 냉감 침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대표 제품인 ‘아이스’ 시리즈는 52.6%, ‘쿨파스’는 50.3% 늘었다. 피부에 닿는 즉시 시원함을 주고, 땀 흡수와 빠른 건조가 가능한 제품들이다. 침구 업체 ‘알레르망’도 지난 6월 기준 냉감 제품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1~4월 기준으로 하면 57%, 5월 판매량은 45% 증가했다. 상반기 총 판매량으로 봐도 1년 전에 비해 33% 늘었다.

유통업계도 냉감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 집에 따르면 올해 들어 ‘냉감’ 키워드가 포함된 제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냉감 차렵이불이 88% 늘었고, 냉감 패드는 1851%, 냉감 매트는 1663% 각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냉감 소재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했다. 특히 여성 의류(40.2%), 남성 의류(35.8%)를 중심으로 냉감 티셔츠, 기능성 팬츠 등 쿨웨어가 인기를 끌었다. 쿨매트·냉감 이불·베개 등 수면 관련 제품 수요도 늘었다.

이달 1~8일 기준 롯데마트는 냉감 소재 상품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증가했고, 홈플러스에서도 여름침구 판매량이 122% 늘었다. GS샵은 지난 5월 12일부터 6월 15일까지 약 5주간 TV홈쇼핑 여름 침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냉감 제품의 핵심은 소재 경쟁력이다. 최근 대표적으로 주목받는 듀라론은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특화된 용융방사 기술로 원사를 제조한 섬유다. Qmax(접촉 냉감 수치)가 0.16 이상으로 업계 기준치(0.1)를 웃돈다. 즉각적인 냉각 효과와 함께 초경량성, 빠른 건조, 내구성, 위생성까지 갖춰 침구는 물론 속옷, 스포츠웨어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인견이나 모달, 시어서커 등의 소재도 선호도가 높다.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웰크론, 에이스침대, 까사미아 등은 여름 전용 냉감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온도 센서, 수면 모니터링 기술 등을 접목한 스마트 침구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특히 30~40대가 가족 전체의 수면 질을 고려해 고가 제품 구매에 적극적”이라며 “여름 침구는 기능성이 핵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