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실적 침체기를 겪으며 한때 적자를 내기도 했던 이마트(139480)가 올해 실적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50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부터 진행된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주력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자산 효율화와 함께 물류·원가 경쟁력을 높여 오는 2027년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매출 29조3614억원, 영업이익 50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975.65% 증가하는 것이다.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기면 2017년(5669억원) 이후 8년 만이다.
이마트는 2010년대 후반 급성장한 쿠팡, 마켓컬리 등 신흥 이커머스 강자들과 경쟁하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또 과거 공격적인 점포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성 낮은 매장들도 고정비용 부담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대형마트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온 유통산업발전법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한 인수·합병(M&A)도 독이 됐다.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을 보유한 이마트는 2020년대 초 거액을 들여 G마켓, W컨셉 등을 잇달아 사들였다. 그러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가 꾸준한 수요에 따라 매년 점포를 2~3개씩 늘리며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핵심 사업인 할인점(대형마트)과 이커머스는 부진했다. 2014~2017년 꾸준히 5000억원대를 유지하던 이마트 영업이익은 2018년 4628억원, 2019년 1507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이마트 영업이익은 2020년(2372억원), 2021년(3168억원) 소폭 반등했으나 2022년(1356억원) 재차 하락했고, 2023년에는 469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2024년 3월 회장직에 오르며 경영 전권을 일임받은 정용진 회장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창사 31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성과주의에 기반해 각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
이와 함께 독자적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하던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를 합병해 배송 구조를 최적화했다. 기존 이마트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에브리데이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각각 따로 상품을 매입했지만, 이를 일원화해 대량 매입과 물류 통합으로 더 많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들여오는 구조도 갖췄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마켓’과 ‘이마트 푸드마켓’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 7조2189억원, 영업이익 15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은 0.2%, 영업이익은 238.2%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할인점 부문 영업이익(77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3.7%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초 이마트는 오는 2027년까지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점포 운영을 효율화하면서 신규 출점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적자가 누적돼 온 이커머스 사업도 개선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통합 매입 구조를 갖추고 비효율 프로모션을 축소하며 매출총이익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내수 활성화와 가계 구매력 개선 등에 힘입어 추가적인 외형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