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의 간판. 돈키호테는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연다. /돈키호테 제공

일본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가 오는 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연다. 돈키호테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돈키호테와 협력 관계를 맺어 온 GS리테일(007070)과 함께 추진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돈키호테는 한국에 PB 상품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돈키호테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GS리테일을 통해 성사됐다.

양사 간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GS리테일은 돈키호테 운영사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와 제휴해 지난 5월부터 편의점 GS25의 PB 상품 ‘유어스’를 일본 돈키호테 매장에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와 협업한 대용량 팝콘 등 10여종의 PB 상품을 400여개 돈키호테 점포에서 판매한다. 일부 매장엔 전용 매대가 만들어질 만큼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최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돈키호테의 국내 상륙을 예고했다. /GS25 인스타그램

1980년 일본에서 출범한 돈키호테는 전 세계에서 63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종합 잡화점이다. 생활용품, 식품, 화장품, 주류, 의약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일본 여행 시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았다. PB ‘조네츠(JONETZ)’의 경우 후리카케, 달걀에 뿌리는 간장, 곤약젤리 등이 인지도가 높다.

돈키호테는 좁은 공간에 다양한 상품을 빽빽하게 전시하는 소위 ‘압축 진열’ 방식을 통해 고객들이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 확률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신세계그룹이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코엑스몰에 ‘삐에로쑈핑’을 열었다가 2년이 안 돼 철수하기도 했다.

돈키호테는 일본 방문 관광객 수 증가와 함께 저렴한 제품에 대한 내국인 수요가 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2024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PPHI의 매출액은 2조951억엔(19조8135억원)으로 전년 대비 8%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돈키호테를 포함한 할인점 매출은 약 12% 증가했고, 면세 매출은 내부 예측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일본 돈키호테에 입점한 GS25 전용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유통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엔저(엔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일본 여행이 증가하면서 현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걸 돈키호테의 한국 진출 배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K콘텐츠가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것과 동시에, 국내에서도 일본 문화와 소비재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팝업스토어를 연 일본 편집숍 ‘빔스(BEAMS)’의 경우 개점 첫날 오전 7시부터 300여명의 고객이 몰려들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서점 ‘츠타야’도 현재 서울 한남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일각에선 돈키호테가 한국 여행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PB 상품을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시험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돈키호테는 일본 외에 홍콩, 대만, 마카오, 태국, 하와이, 말레이시아 등에서 1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GS25의 PB 상품을 돈키호테에 입점해 판매하는 등 양사 간 협업 기회를 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