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여행의 모든 순간을 연결하고, 여행을 더욱 개인화하는 역할을 한다. 케이(K)팝 황금기에 한국은 한국의 브랜드와 감성을 더 많이 전달할 기회가 있다. 이 기회에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누노 게레이로(Nuno Guerreiro) 부킹닷컴 남북아시아태평양 디렉터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5 유통산업포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조선비즈

누노 게레이로(Nuno Guerreiro) 부킹닷컴 남북아시아태평양 디렉터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5 유통산업포럼’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생성형 AI를 통해 소비자 행동을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힘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K팝과 K푸드가 한국 여행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부킹닷컴은 AI와 데이터 기반 혁신을 통해 초개인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글로벌 고객과 한국의 독특한 경험을 연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1996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부킹닷컴은 현재 45개 언어, 2900만 개 이상의 숙박 옵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디지털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 부킹닷컴은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플랫폼 내 K팝 관련 검색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고 한다. 서울·부산 등 K팝 관련 지역에 대한 예약 수요는 연평균 30~40%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뮤직 페스티벌이나 공연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K팝 콘서트, K푸드 이벤트, K드라마 촬영지 등 이벤트 기반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와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킹닷컴은 ‘얼티밋 K팝 익스피리언스’ 등 한류 연계 숙박·체험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한류 팬들의 여행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부킹닷컴은 10년 넘게 AI 기술을 플랫폼 전반에 적용해 왔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스마트 필터’와 ‘AI 트립 플래너’ 기능을 도입해 여행자에게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 필터는 사용자가 ‘운하 전망이 있는 루프톱 바가 있는 암스테르담 호텔’ 같은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데이터베이스에서 맞춤 필터를 적용해 최적의 숙소를 추천한다. 복잡한 필터 설정 없이도 원하는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가’, ‘대형 반려견도 허용되는가’ 등 세부 질문에도 AI가 실시간 답변을 제공하고, 숙소 이용 후기를 분석해 주차, 조식, 접근성 등 핵심 정보를 요약해 준다. 리뷰 요약 기능도 테스트 중이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부킹닷컴을 많이 이용할수록 AI가 사용자의 선호를 더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결과를 제공한다”고 했다.

2023년 미국에서 출시된 AI 트립 플래너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으로 확장됐다. 여행지 추천, 일정 짜기, 여행 중 일정 조정 등 여행 전 과정을 대화하듯 설계할 수 있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AI 트립 플래너는 앞으로 소개될 여러 AI 기능 중 하나일 뿐”이라며 “프리폼 서치(자유 입력 검색) 기능이 탑재되면, 사용자는 원하는 목적지나 숙소 조건을 대화하듯 입력해 맞춤형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부킹닷컴은 검색·예약·결제·여행 관리·여행 중 경험까지 모든 단계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커넥티드 트립(Connected Trip)’ 슈퍼앱 전략을 추진 중이다. 숙소 예약뿐만 아니라 항공, 교통, 렌터카, 현지 액티비티 등 여행의 전 여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게레이로 디렉터는 “한국의 중소 관광 브랜드나 로컬 숙소 사업자들이 부킹닷컴을 통해 글로벌 고객과 효과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독특한 경험과 장소를 큐레이션하고, 고객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킹닷컴은 고객센터와 앱을 통해 고객의 사전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파트너에 전달하는 협업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고객은 언제나 유연성과 다양한 선택지를 원한다”며 “부킹닷컴은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