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경상남도 양산공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담배 생산 거점으로 전환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3일 경남 양산시 양산공장에서 미디어 투어를 열고 양산공장을 ‘히츠’와 ‘테리아’를 생산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생산 전초기지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지아 아흐메드 카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공장장.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지아 아흐메드 카림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장은 이날 “양산공장은 2018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일의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히츠 생산 공장이 됐다”면서 “테리아를 통해 물량을 차츰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히츠와 테리아는 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와 ‘일루마’에 각각 들어가는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이다. 불을 붙이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이 포함된 전용스틱이 핵심이다.

필립모리스는 2017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와 전용스틱 히츠를 출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열었다. 이후 2018년 초 양산공장에서 히츠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가 3년 만에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신제품 일루마를 선보이자, 올초부턴 테리아 생산에 나섰다.

양산공장은 1989년 한국에 진출한 필립모리스가 2002년 구축한 담배 생산 공장으로 ‘말보로’ 등 궐련 담배 포함 연 300억 개비 생산 능력을 갖췄다. 필립모리스는 한국의 양산 공장을 아시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낙점하고 여기서 생산된 담배를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 전체 생산량의 50%가량이 전자담배 전용스틱이다.

카림 공장장은 “한국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빠르게 커지는 시장인데 더해 소비자의 반응도 빠르다”면서 “2017년 말 3000억원을 들여 히츠 등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생산 설비를 구축했고,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향후 양산공장 생산 물량 전량을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필립모리스 본사가 이미 ‘담배 연기 없는 미래’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우고 전자담배로의 사업 전환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서 생산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테리아'.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2.2%였던 히츠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체 담배시장 내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14.5%까지 상승했다. 올 상반기 일반 담배 판매량은 1%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판매량은 23% 늘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2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2조5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에는 지난해 기준 406명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설비 투자로 2017년 260여명이었던 근로자 수가 1.5배로 늘었다. 협력사 수도 600개 이상으로 늘었다.

정창권 한국필립모리스 엔지니어링 이사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양산 지역 4373개 제조업체 중 네번째로 매출이 많은 회사”라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생산 확대는 양산공장이 향후 지역 경제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시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2020년 법인세와 양산시 지방세로 188억원 납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스틱 생산을 시작한 2018년 78억원 대비 2.4배로 증가했다. 2019에는 116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