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 한반도인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울산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반구천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며 ‘걸작’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회의를 열고 한국이 신청한 ‘반구천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며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 유산이다. 이중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처음 발견됐으며 바위에 사람, 짐승, 도구, 기하학적 무늬 등 312점의 그림이 촘촘히 그려져 있다. 특히 수면 위로 솟구치는 듯 역동적인 모습의 고래, 작살과 그물을 든 사냥꾼, 춤추는 주술사까지,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다채로운 그림으로 간접 확인할 수 있어 귀중한 학술 가치를 포함하고 있다. 인근의 천전리 암각화는 신석기시대 동심원과 겹마름모 같은 기하학적 무늬부터 청동기를 거쳐 신라시대 글, 그림까지 625점이 새겨져 있다.
위원회는 세계유산 등재 결정을 내리며 우리나라에 반구천 암각화 보존을 위한 조치를 주문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1965년 건립된 사연댐으로 인해 1년에 2~3개월가량 물에 잠기곤 한다. 위원회는 사연댐 공사 진척 상황 보고,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 보장,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의 역할 공식화, 반구천 암각화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개발계획 보고 등을 권고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소식이 알려지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 국민과 함께 마음 깊이 환영한다”며 “유산의 보존·관리 수준이 국제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