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서산시 성연면 오사삼거리가 폭우로 잠겨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1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112명이 발생했다. 충남 서산에는 419.5㎜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중부지방과 전북 북서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돼 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6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태안 341㎜, 아산 332.5㎜, 세종 145.4㎜, 대전 123㎜, 경기 평택 현덕면 245.5㎜, 서울 117.4㎜, 전북 군산 어청도 166.5㎜ 등이다. 충남 서산 누적 강수량은 419.5㎜를 기록 중이나, 장비에 장애가 발생해 이날 오전 5시까지만 강수량이 집계됐다.

오전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서울 성북 43㎜, 경기 평택 현덕면 40㎜, 인천 23.6㎜, 충남 홍성 60.3㎜, 아산 41.5㎜ 등의 매우 많은 비가 쏟아졌다.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매몰된 차량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명 피해는 1명 발생했다. 전날 오후 7시 4분쯤 경기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고가도로 아래 도로를 지나가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A씨가 사고 5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구조대원들은 오후 8시 50분쯤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차 안에 있던 A씨를 발견했으나. 흙을 파내고 차량을 뜯어내 A씨를 완전히 밖으로 꺼내는 데 1시간 더 걸렸다.

이 밖에 충남에서는 토사가 유실된 도로가 2곳 있다. 중대본은 일출 후 피해를 추가 접수하고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비로 충남 5개 시·군 79세대 116명이 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일시 대피했다. 75세대 112명은 이날 오전 5시 현재 아직 귀가하지 못했다. 보령 3세대 7명, 서산 6세대 8명, 당진 30세대 50명, 부여 28세대 34명, 서천 8세대 13명 등이다. 당국은 마을회관과 경로당, 학교 등 66세대 100명에게는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했다.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폭우로 잠겨 있다. /연합뉴스

목포~홍도, 진도~죽도 등 5개 항로 여객선 10척은 통제됐다. 북한산과 설악산 등 10개 국립공원 248개 구간은 입산이 금지됐다. 서울 29곳, 인천 14곳, 대전 7곳, 세종 8곳 등 하천 90개 구역과 서울 4곳, 인천 1곳, 대전 17곳, 세종 2곳 등 하천변 둔치 주차장도 통제되고 있다. 폭우로 충남 당진 초·중·고교는 이날 휴교한다.

행정안전부는 경기 남부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리자 이날 오전 4시부로 중대본을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김민재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 집중 지역에 외출 자제와 위험지역 접근금지를 재난문자 등으로 집중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또 “하천 범람 등 위험 징후가 포착될 경우 지자체, 경찰, 소방과 협력해 선제적 통제 및 주민 대피조치를 즉시 실시하라”고 했다.

기상청은 오늘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이날과 18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시간당 30~50㎜, 경기 남부와 충청권에서는 50~8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일부 충남권에서는 시간당 8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19일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