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가 지속되고 있다. 충남 서산에선 200년에 한번 나타날 만큼 강도의 비가 내렸다. 충청·대전·세종, 광주광역시, 전남·경남 일부 지역에는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돼 있다.

이런 양상의 물폭탄은 오늘내일 밤 사이에도 예고됐다. 17일 밤엔 충청권에, 18일 밤엔 부산 등 남부지방에서 시간당 80㎜ 내외의 비가 퍼붓는 곳이 있겠다. 시간당 80㎜는 차량 운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수준의 집중호우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폭우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충남 서산엔 이날 새벽 1시 46분부터 1시간 동안 114.9㎜의 비가 내렸다. 이는 서산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68년 1월 이후 동월 1시간 강수량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100년에 한번 빈도로 발생할 수 있는 확률에 해당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런 비가 장시간 이어지며 일 강수량으로도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0시부터 오전 10시 23분까지 438.5㎜의 비가 내렸다. 기존 최대치(1999년 8월 2일 274.5㎜)를 경신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200년에 한번 나타날 수준의 강도다.

인근 충남 홍성도 기록을 썼다. 홍성에선 이날 새벽 4시 22분부터 1시간 동안 비가 98.2㎜ 쏟아졌다. 이 지역 기상 관측이 시작된 2015년 11월 이래 7월 1시간 강수량 최고치다.

간밤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퍼붓던 비는 17일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다. 오전 10시 50분 현재 충남 공주·논산·금산·부여·서천·계룡, 충북 청주·보은·괴산·옥천·충주·진천·음성·증평, 전남 나주·담양, 경남 함안·창녕, 광주광역시, 세종, 대전에 ‘호우경보’가 발효돼 있다. 서울, 제주와 경기, 강원, 충남, 충북, 전남, 전북, 경북, 경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으로 예측될 때, 호우경보는 90㎜, 180㎜ 이상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침수 피해 등에 유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비는 토요일인 오는 19일까지 지속되겠다. 이 기간 좁은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극한 호우’ 형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오늘 밤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내일 밤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퍼붓겠다.

기상청이 예측한 시간당 최대 강수 강도에 따르면, 충남 지역에선 18일 오후까지 일부 80㎜ 이상이 쏟아지는 곳이 있겠으며 전남 남해안, 부산·경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18일 새벽~19일 오전 사이 50~80㎜의 비가 내리겠다.

오는 19일 밤에는 전국에 비가 대부분 그치겠다. 이때부턴 폭염이 예고돼 있다. 기상청은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낮 동안 최고 체감온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내외로 올라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