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경규(64)가 약물 운전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사고 당시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MBN이 25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경규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한 골목에서 주차된 버스를 들이받은 뒤 차량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도 대신 차도로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뒤따르던 차량 2대는 중앙선을 넘어 운행했다.
버스 운전자는 “(이경규가) 본인 차를 어떻게 세운다고 하다가 감기약 때문에 감각이 늦어 제 차 뒤를 조금 쳤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경규는 병원을 다녀온 뒤 자신의 차량 위치를 기억하지 못한 채 인근 주차장에서 다른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해당 주차장의 직원은 “차를 맡긴 적이 없다”고 설명하자, 이경규는 “제가 그런가요”라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이경규는 또 병원에 가기 전 주유소 세차장에 들렀는데, ‘후진하라’는 직원 손짓에도 반대로 돌진해 벽을 들이받았다. 이후 세차장을 빠져나온 뒤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도 했다.
이후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경규를 상대로 간이 약물 검사를 진행했고, 양성 반응이 나와 24일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검사 결과 역시 양성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4일 이경규를 소환해 조사했다. 이경규는 조사 뒤 취재진에게 “공황장애 약을 먹고 ‘몸이 아팠을 때는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먹는 약 중 그런 계통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라면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