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대 왕의 무덤인 경주 내물왕릉 앞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남성의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를 목격하고 “한국에선 왕릉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냐”고 물었다는 사연까지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경주시와 JTBC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북 경주시 교동의 내물왕릉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A씨는 왕릉 인근에서 골프 연습 자세를 취하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 A씨는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해 한국인 친구 B씨에게 공유했고, B씨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B씨의 어머니가 경주시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 속 남성은 흰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고, 긴 막대를 쥐고 골프 스윙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주시는 왕릉 인근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골프를 친 사람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경주시에는 290여 개의 사적지가 있으며 9명이 이를 순찰 중”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순찰 인력을 보강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물왕릉은 신라 제17대 내물왕(재위 356~402)의 무덤으로, 1969년 사적 188호 ‘신라내물왕릉’으로 지정된 후 2011년 ‘경주 내물왕릉’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경주 도심에 위치해 국내외 관광객이 자주 찾는 대표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