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유일한 생존자가 ‘11A’ 좌석에 앉았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거 동일한 좌석에 앉아 항공기 사고에서 살아남았다는 태국인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태국 배우 겸 가수 루앙삭 로이추삭. /인스타그램 캡처

16일(현지시각) 태국 매체 까오솟, 타이랏 등에 따르면 태국 배우 겸 가수 루앙삭 로이추삭(47)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인도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자신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11A 좌석에 앉았다가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소름 돋는다”고 말했다.

그가 탑승했던 항공편은 1998년 12월 11일 방콕에서 수랏타니로 향하던 타이항공 TG261편으로, 착륙 도중 늪지대로 추락해 탑승객과 승무원 101명이 숨지고 45명이 다쳤다. 로이추삭은 당시 생존자 중 한 명으로, 현재 항공권은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 신문 보도에 자신의 좌석 번호가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추삭은 2022년 비행기 추락 사고 24주기를 맞아 자신의 SNS에 그간의 고통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사고 후 10년 넘게 비행기에 탈 때마다 고통받았다. 손바닥에 땀이 흐르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숨쉬기가 불편했다”며 “추락했던 늪지대의 소리, 냄새, 심지어 물맛까지 기억에 남아있다”고 했다.

이번 인도 에어인디아 AI171편 사고에서는 탑승자 242명 중 1명만 생존했으며, 그가 바로 11A 좌석에 앉은 비슈와시 쿠마르 라메시였다. 사고 직후 탑승객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그는 다리를 절뚝이며 기체 잔해에서 스스로 구급차까지 걸어 나와 “비행기에서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시점, 다른 사고에서 같은 좌석 번호에 앉아 생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11A는 기적의 좌석”, “운명을 바꾼 자리”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행운의 좌석’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다만 항공 전문가들은 해당 사례는 단순한 우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항공기마다 좌석 구조가 다르며, 사고 유형에 따라 생존 가능성에 유리한 좌석 위치도 달라지기 때문에 좌석 번호로 생존 확률을 단정하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