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주말까지 전국에 비 소식이 예보됐다. 기온은 평년 수준이지만 높은 습도가 더해져 후텁지근하겠다. 특히 제주도·남해안·지리산 부근에는 ‘물 폭탄’이 예고돼, 계곡·하천 등 인근에서의 야영을 삼가야 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다”며 “오늘 저녁부터 내일까지 전국적으로 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 다음날인 14일 새벽~오전까지 시간당 30~50㎜에 달하는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시간당 50㎜는 운전 중 와이퍼를 사용해도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비가 퍼붓는 것이다.
공 분석관은 “기압차에 의해 형성된 강한 바람(‘하층제트’)에 수증기를 품은 공기가 실려 올라오는데, 이것이 제주도 산지나 남해안, 지리산에 강하게 부딪히며 강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3~14일 사이 제주에는 50~120㎜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제주 산지에는 25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전남 남해안과 경남 남해안 등에는 120㎜ ▲광주광역시, 전남, 부산, 울산 등에는 30~80㎜ ▲서울과 수도권, 중부 지방은 5~40㎜ 정도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북쪽으로 갈수록 강수량은 줄어든다.
단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라도, 이날 밤부터 내일 새벽·오전 사이 일시적으로 대류성 강수(강한 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기상청은 물가에서 야영을 삼가고, 시설물 안전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는 14일 밤 대부분 그치겠다. 다만 일요일인 15일부터 월요일인 16일까지 한랭전선형 강수대가 통과하며 전국에 천둥·번개·돌풍을 동반한 비가 다시 뿌려질 전망이다. 제1호 태풍 ‘우딥’이 약화하며 남은 수증기 덩어리가 제주도 부근으로 유입되는 16일 밤엔 이 지역 집중호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오는 21일쯤엔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될 수도 있다. 올해는 남부지방보다 중부지방에 먼저 ‘장마 시작’이 선언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부보다 중부지방에서 먼저 장마가 시작한 경우는 역대 세 차례밖에 없다. 앞서 제주도엔 평년보다 이른 장마가 전날부터 시작된 바 있다.
주말엔 매우 습할 것으로 예상돼 체감온도가 더욱 높을 전망이다. 다음 주 아침 기온은 20도 내외, 낮 기온은 30도 내외로 평년 수준을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