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호 태풍 ‘우딥’이 발생했다. 강도가 약한 데다 중국에 상륙할 예정이라, 우리나라에는 직접적인 태풍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제주 남쪽 해상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2일부터 제주도엔 비가 내릴 예정이다. 이는 올해 제주 지역의 첫 장맛비다.

제주시 용담해안도로에서 관광객들이 우비를 입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호 태풍 우딥(WUTIP·마카오 제출·‘나비’란 의미)이 베트남 다낭과 필리핀 사이 해상에서 발생했다. 태풍 이름은 세계기상기구(WMO) 태풍위원회 14개국에서 미리 제출한 이름들을 바탕으로 발생 때마다 순서대로 명칭이 부여되고 있다.

우딥은 역대 다섯번째로 늦게 발생한 1호 태풍으로 기록됐다. 보통 5월까지 태풍이 평균 2~3개 정도 발생하는 편이다.

우딥은 느리게 북서진하다가 중국 하이난성을 거쳐 오는 13일쯤 중국 남부에 상륙할 예정이다. 태풍 강도는 약할 전망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에너지공급원인 해양열용량이 낮아 중국에 상륙하더라도 최대 ‘강도 2’(최대풍속 초속 25~32m)로 발달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내륙으로 상륙하면서 15~16일쯤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오전 11시 기준 제1호 태풍 '우딥'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우리나라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제주 남쪽 해상에 위치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제주도엔 다음날인 12일부터 올해 장마가 시작될 예정이다. 평년 제주 장마 시작일은 6월 19일로, 예상대로라면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장마가 시작되는 셈이다.

13일 제주에는 20~60㎜(많은 곳 8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토요일인 14일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강수가 확대될 예정이고,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강한 비가 내려 호우특보가 발효될 가능성도 있다.

일요일인 15일 이후에도 계속해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 분석관은 “태풍 소멸 뒤 남은 수증기들이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되면 강한 강수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는 제주와 남부지방(전남·경남권)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고 했다.

제주 지역엔 장마가 선언됐지만, 아직 남부와 중부지방에서의 장마 시작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 남부와 중부지방의 평년 장마 시작일은 각각 6월 23일과 6월 25일이다. 지난해엔 남부지방에서 6월 22일, 중부지방에서 6월 29일 시작된 장마가 각각 36일, 29일간 이어진 바 있다.

당분간 낮밤 기온은 큰 일교차를 보이겠다. 12일 이후엔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탓에 습도가 높아져, 체감 온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주말인 오는 14~15일 아침 기온은 19~22도, 낮 기온은 23~28도로 예보됐다. 다음 주 들어 낮 기온은 더욱 올라 25~31도를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