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박람회 '2025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시장 상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5월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 증가 폭은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지만, 제조·건설업과 20·40대에선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고용24′를 통한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 배수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5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558만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7000명(1.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올해 1월 둔화하던 가입자 수 증가 폭이 2월 이후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및 증감 추이. /고용노동부 제공

다만 이런 회복세는 업종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보건복지, 숙박음식업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1082만9000명)은 전년보다 20만3000명 증가했지만, 건설업(75만4000명)은 1만9000명 줄었다. 제조업(385만명)은 소폭 증가했는데,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고용보험 당연 적용 등에 따른 외국인 가입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증가분을 제외하면 제조업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만6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크다. 30대·50대·60세 이상에서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증가했지만, 29세 이하와 40대에선 전년 대비 각각 9만3000명, 3만7000명 줄었다. 20대 이하의 가입자 수 감소는 35개월, 40대는 21개월째다. 20대 이하는 정보통신·도소매·제조업·전문과학기술에서, 40대는 건설업·도소매·제조업 등에서 많이 줄었다.

구직 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주어지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5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3000명(3.1%) 줄어들었다. 다만 전체 지급자 수(67만명)와 지급액(1조1108억원)은 증가했는데, 고용보험 보장 범위 확대에 따른 기존 지급분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규 구인·구직 인원 증감 및 구인 배수 추이. /고용노동부 제공

5월 중 고용24를 이용한 신규 구인(회사가 채용하려는 사람의 수·14만1000명)은 전년보다 4만6000명(24.8%) 급감했고, 신규 구직(직업을 구하려는 사람의 수·37만6000명)은 1만명(2.6%) 증가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 배수는 0.37로, 5월 기준 1998년(0.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 통계는 고용24를 이용한 구인·구직 상황만을 포함한 것으로, 전체 노동시장의 구인·구직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산업·통상 환경 악화로 제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건설 수주나 건설기성을 참고하면 건설업도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 구조 변화로 그나마 서비스업이 회복세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종 연구 기관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노동시장 회복세가 6월까지 지속된 뒤 하반기부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