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시경제학자 스탠리 피셔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부의장이 31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피셔 전 부의장이 이날 별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이스라엘 매체들이 보도했다.
1943년 아프리카 잠비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피셔 전 부의장은 런던정경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MIT 교수를 지내며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등을 제자로 키웠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피셔 전 부의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며 이스라엘 시민권도 받았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1994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를 지냈는데,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로 구제 금융을 신청할 당시 방한한 바 있다.
피셔가 연준 부의장은 맡은 것은 2014년부터다. 그는 2017년까지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평가받았다. 매파는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일 때 기준금리를 인상해 시중에 퍼져 있는 통화를 거둬들이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긴축파’를 의미한다. 경기를 부양할 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려 시중에 돈을 풀자는 완화파인 비둘기파와 반대다.
피셔 전 부의장의 제자이기도 했던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17년 그에 대해 “정의로운 세상이었다면 스탠이 연준 의장이나 IMF 총재를 맡았을 것”이라고 했다. 피셔 전 부의장은 지난 2011년 IMF 총재로 도전했지만, 연령 제한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