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기운이 들기 시작한다는 소만(小滿)인 21일은 아침부터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서울을 비롯해 경북·강원·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5월 일 최저기온이 가장 높은 날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오전 5시 53분에 기록된 23.0도로 나타났다. 평년보다 8.9도나 높았다. 이는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 이후 5월 일 최저기온 중 가장 높은 기록이기도 했다. 종전 최고치는 2018년 5월 16일 21.8도였다.
인천 역시 역대 가장 높은 5월 일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5시 50분 기록한 20.7도다. 인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1904년 8월 근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곳이다. 약 120년 만에 가장 더운 5월 최저기온을 나타낸 것이다.
이밖에 울진(일 최저기온 23.4도), 울릉도(23.3도), 영덕(22.0도), 원주(21.8도), 경주(21.8도), 동두천(21.1도), 이천(20.8도), 강화(20.2도), 파주(20.1도), 태백(19.9도), 홍천(19.5도), 철원(19.3도), 인제(18.9도), 대관령(18.1도) 등도 5월 일 최저기온 역대 최고치가 이날 새로 쓰였다. 다만 이런 일 최저기온 기록은 이날 해가 진 뒤 기온이 떨어지면서 바뀔 순 있다.
경북 포항은 ‘5월 열대야’ 기록을 쓸 뻔 했다. 포항은 전날 밤 11시 30분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다가, 이후 가까스로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왔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포항의 밤사이 최저기온은 이날 오전 5시 19분 기록된 23.8도다.
기상청은 “일본 동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으로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면서 5월 답지 않게 무더운 날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19~31도로 예상됐다. 대부분 지역 낮 기온이 25도를 넘는 가운데 경기남부와 강원내륙, 충청내륙, 남부내륙은 30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목요일인 22일 아침까지 후덥지근하다가, 오후 들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며 평년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날 비 소식도 있다.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충남북부·전남남해안·경남서부남해안에 오전까지, 제주에 늦은 오후까지 곳곳에 비가 내리겠다. 대부분 지역은 강수량이 5㎜ 미만이겠으나, 제주의 경우 북부는 5~20㎜, 나머지 지역은 10~40㎜(산지는 최대 60㎜ 이상)이겠다. 오후 들어서는 경기동부와 강원, 충청내륙, 전북내륙, 경북, 경남북서내륙 등에 5~40㎜(경기동부는 5~30㎜) 소나기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