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불이 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스1

대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자 소방청이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경북 지역 대형 산불로 발령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소방청은 28일 오후 4시 5분 함지산 산불과 관련해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함지산(노곡동 산39)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 14분 현장에 도착해 진화를 시작했고, 오후 4시 49분에는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산림청은 오후 3시 10분에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3시 40분에는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산불 2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50~100㏊, 평균 풍속 초속 7~11m, 진화에 걸리는 예상 시간이 10시간 이상 48시간 미만일 때 발령된다.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인 조야동 민가까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지산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는 소방 당국 4대, 산림 당국 17대, 임차 6대, 군 2대 등 총 29대다. 이밖에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소방 차량은 경북 소방에서 20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8대 투입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은 재난이 발생한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화재 진화 작업이 어려워 국가 차원의 소방력 동원이 필요한 경우 발령된다.

앞서 소방청은 지난달 22일 경남 산청과 울산 울주, 경북 의성을 중심으로 산불이 확산하자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고, 산불이 경북 안동으로 확산하자 추가 발령했다.

대구 북구는 산불이 확산하자 함지산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피하라고 했다. 이에 따라 노곡동 670명과 무태조야동 540명 등 899가구 1200여 명이 가까운 팔달초교와 매천초교로 대피했다. 북구는 산불이 계속 번지자 서변동 일대 주민들에게도 근처 동변중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주택 지붕에 물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산불 영향 구역은 57.7㏊이며 화선은 4.4㎞로 추정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영향구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현재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

불이 난 곳에서 동쪽으로 3.8㎞ 떨어진 북구 동변동에 사는 직장인 권모(28)씨는 “아파트 주민들이 걱정이 되는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 서서 산불을 지켜보고 있다”며 “(북구는) 서변동에서 동변동으로 대피하라고 했는데 여기(동변동)까지 불이 옮겨붙으면 대피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