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사법고시 합격자’로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박지원(33)씨가 대학원에 진학한 사연을 소개했다.
서울대 재학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샤’는 지난 15일 ’20세 사법고시 합격자가 김앤장을 그만둔 이유’란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박씨는 2012년 제54회 사법시험에서 만 20세의 나이로 합격해 최연소 합격자라는 기록을 세웠다.
박씨는 당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기보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사법시험을 쳤다고 했다. 박씨는 “고시 공부의 목적은 부모님에 의한 것이었지만, 일단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어떻게든 빨리 붙어서 이 괴로운 고시 생활을 청산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김앤장에 입사했다. 주 7일 근무로 바빴지만, 결혼 후 두 아이를 얻었다. 하지만 박씨는 일하는 동안 직업 선택을 두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했다가 운 좋게 사시에 붙었고, 연수원에서 적당히 공부하고 어리니까 김앤장에 가게 됐다”며 “일하면서 ‘이게 맞나? 평생 일을 해야 하는데 이런 마인드로 내가 앞으로 30~40년을 더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했다.
어느 날 통역사와 협업하는 과정이 박씨에게 전환점이 됐다. 통역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기면서 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박씨는 2022년 둘째를 출산한 뒤 집에 오자마자 통번역대학원 입학을 위한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박씨는 “고시 때처럼 공부했더니 대학원에 붙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학원 합격 후 김앤장을 나오기까지 1년이 걸렸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옳은지 고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씨는 “먼 미래에 지금을 돌아봤을 때 ‘인생으로 치자면 대학원 2년 별것 아닌데, 그것도 왜 못 해봤을까’ 후회할 것 같았다. 과감하게 눈 딱 감고 질렀다”고 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학생이 된 박씨는 “지금은 정말 후회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모르는 게 큰 문제”라며 “이것저것 시도해 본다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