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서 구조물이 무너지고 정전 사고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경기지역에는 전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수원에서는 오전 한때 초속 20.9m의 강풍이 관측되는 등 강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세찬 바람에 야외 구조물들이 잇따라 쓰러지며 차량을 덮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오전 10시 50분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유흥가 일대에 설치된 입간판이 주차된 차량 위로 넘어졌고, 불과 20분 전에는 수원역 인근 보행로 쪽으로 수 미터 길이의 담장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용인시 처인구에서는 주유소 휴게 부스가 쓰러지며 1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고, 경기도 소방당국은 구조물 전도나 붕괴 등으로 인한 각종 안전조치 100건 이상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대전에서도 낮 12시 7분쯤 중구 문창동의 주상복합건물 8층에서 창문이 파손돼 119구조대가 출동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과 제주시 조천읍에서는 수십 년 된 나무들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로 쓰러졌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의 한 교차로 구간은 집중 호우로 일부가 침수돼 약 40분간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전날 밤 전남 구례군 토지면에서는 고갯길을 지나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이 낙석을 피하려다 옆으로 넘어지며 운전자가 경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 외에도 충북, 강원, 부산,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강풍에 의한 시설물 피해가 접수됐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이 긴급 안전조치를 진행했다.
정전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 울산 울주군 삼남읍의 한 폐공장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전신주를 덮치면서, 인근 5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오전 11시 의정부 신곡동에서는 강풍에 꺾인 나뭇가지가 고압선에 닿으면서 853세대가 일시 정전됐고,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일대 아파트와 상가에도 한 시간가량 전력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1시간가량 불편을 겪었다.
부산 동구 좌천동에서도 오전 3시 30분쯤 14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나, 30분 만에 복구됐다.
한편 강풍과 높은 파도 영향으로 전남 지역의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52개 항로 중 31개 항로 40척이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수막, 나뭇가지 등 낙하물과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니 보행자와 운전자는 특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