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에서 7일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분쯤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하동은 지난달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 불이 난 곳은 산청 산불이 번진 곳에서 3㎞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당국은 오후 1시45분을 기해 산불 1단계를 발령했고, 오후 3시30분 2단계로 상향했다. 산불 1단계는 피해 예상 면적이 10㏊ 이상 50㏊ 미만으로 추정될 때, 2단계는 50㏊ 이상 100㏊ 미만일 때 발령된다. 산림당국은 헬기 21대, 장비 37대, 진화대원 397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 영향 구역은 47㏊이며, 화선 4.9㎞ 중 1.9㎞가 진화됐다. 진화율은 40%다. 산불 현장에는 순간 최대 풍속 15m의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현재에는 초속 8m로 다소 잦아들었다. 그러나 불길은 계속 확산하고 있다.
하동군은 회신마을과 양지마을 등 인근 주민들에게 가까운 고등학교 등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현재 주민 326명이 대피 완료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불이 난 곳 인근에 있던 70대 남성은 자체적으로 불을 끄다가 양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이 남성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다가 산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하동군은 주민들에게 지난 2일 ‘예초기 사용 절대 금지’, 지난 5일 ‘예초기 사용 주의’ 내용을 담은 안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하동군 관계자는 “경고 내지 권고를 담은 문자 메시지로, 강제력은 없다”고 말했다.
고기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관계기관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인력을 투입해 산불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어 “산불 영향이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선제적으로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우선으로 조치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