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오는 4일 오전 11시에 하겠다고 발표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 앞 거리로 나섰다. 이에 맞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도 윤 대통령 파면을 주장했다. 경찰은 헌재 주변에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 이른바 ‘진공상태’로 만드는 작업을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시작했다.
◇안국역 인근에 어제까지 없던 방호벽·바리케이트 설치돼
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열린 자유통일당 주최 탄핵 반대 집회에는 약 600명이 모였다. 자유통일당은 매일 이곳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데, 주변 보도 세 곳에 전날에는 없던 방호벽과 바리케이트가 설치됐다. 경찰이 헌재 정문 주변과 달리 집회 참가자의 통행을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통로가 좁아졌다. 헌재 인근 곳곳에는 방호벽이 추가로 설치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4대4 탄핵 기각’ ‘국민은 저항한다’ ‘이재명 즉각구속’ ‘민주당 해체’ ‘국회 해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그러면서 “탄핵 무효” “이재명을 구속하라” “민주당을 해체하라”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오후 2시쯤 헌재 정문 옆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 30명쯤이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10명쯤은 단식 농성 중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단장인 석동현 변호사가 나타나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들을 응원하겠다며 함께 농성을 벌였다.
탄핵 찬성 집회도 같은 시각 인근에서 벌어졌다.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40여명이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이들은 ‘마은혁을 임명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윤 대통령 파면 집회에 가세한다. 양대노총은 이날 오후 6시 경복궁 동십자각 일대에서 ‘24시간 철야 집중행동’을 선포하고. 안국역 인근에서 오는 2일 오후 9시까지 1박 2일 철야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3일 오후부터 선고일인 4일까지 철야농성을 추가로 진행한다.
◇헌재 앞 농성 중인 尹 지지 단체, 천막 자진 철거하기로
경찰은 탄핵심판 선고일이 확정되자 헌재 인근에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헌재 경계에서 100m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하겠다고 헌재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국민변호인단 측에 이날 오후 1시쯤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선고일 1~2일 전에 시작할 계획이었는데,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국민변호인단 등은 천막을 단계적으로 자진 철거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오후 1시부터 안국역사거리에서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북촌로에서 차량 통행도 통제를 시작했다. 낮 12시부터는 안국역 6개 출구 중 헌재에 가까운 4개 출구를 폐쇄했다. 집회 참가자가 늘어나고 시위가 격화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선고일 사흘 전부터 안전조치를 한 것이다. 선고일 당일에는 지하철 3호선 열차는 아침 첫 차부터 안국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경찰은 학교 주변 경계도 강화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5일부터 헌재 인근에 있는 종로구 재동초, 운현초, 교동초, 경운학교에 종로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과 기동순찰대 3개팀(22명)을 배치하고 등하교 시간대 순찰을 강화했다. 헌재로부터 반경 1㎞ 이내 11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는 선고일에 모두 재량 휴업을 실시한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교직원은 출근한다.
경찰은 4일 비상근무 태세 중 가장 높은 등급인 ‘갑호 비상’을 발령해 경찰력을 100% 동원할 계획이다. 전국 338개 기동대 2만여명을 투입해 헌재 주변 충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소방당국도 헌재 인근에 구급요원 190명, 구급차 등 장비 32대를 대기시키고, 안국역 인근, 광화문, 한남동, 여의도 등 4곳에 현장진료소를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