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22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국 의대생 95%가 휴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학기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장기적인 의료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의대 학생 현황(1월 9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의대 39곳에서 1만8343명이 휴학했다. 이는 전국 의대 재적생(1만9373명)의 9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교육부가 작년 11월 집계한 의대 휴학생(1만1584명)보다 59% 증가했다.

의대 재학생 1030명 중 실제 출석한 학생은 723명에 그쳤다. 나머지 307명은 휴학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전국 의대 39곳 가운데 11곳은 수업을 듣는 의대생이 10명 미만이었고 1곳은 의대생 출석이 0명이었다.

복학을 신청한 의대생도 저조했다. 국립 의대 3곳(경북·전남·부산대)에서 복학을 신청한 인원은 18명뿐이었다. 경북대와 전남대가 각 8명, 부산대가 2명이다. 부산대는 작년 입학한 2024학번 중 복학을 신청한 인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작년 2월부터 휴학에 들어갔다. 일부 의대는 2학기(1년) 휴학한 의대생이 3학기 연속 휴학할 수 없도록 학칙으로 정하고 있다. 의대생들이 여전히 돌아오지 않으며 대규모 제적(除籍)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대로 이들이 새학기에 복귀하면 작년과 올해 신입생 등 7500여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돼 강의실, 실습 시설, 교수 인력을 늘려야 한다.

정부는 이달 중 2026학년도 의대 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의대 정원이 정해지면 각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승인을 받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세우고 5월쯤 모집요강을 발표하게 된다. 진선미 의원은 “2024~2025학번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