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잔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전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숨진 가운데, 형태가 완전한 시신은 한구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태가 온전하다고 볼만한 시신은 5구이나 훼손이 심한 상태다.

나원오 제주항공 사고 수사본부장(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날 오후 무안공항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정확한 시체 훼손 정도를 알려달라는 유족 측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에 대해서는 “총 606편(片, 조각)”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희생자 179명 중 지금까지 14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나머지 38명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채취한 DNA를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냈다. 나 본부장은 “유족 DNA 채취가 늦어져 오늘 오전 11시쯤 (채취한 DNA 시료를 국과수로 보내는) 헬기가 출발했다”면서 “오늘 내로, 늦어도 내일(31일) 오전까지는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시신이 잘게 조각나 있는 상태여서 유가족이 인도받기 어려워 장례 절차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족 측 관계자는 “다음 주 수요일(내년 1월 8일)부터 (신원) 확인이 된다고 한다”면서 “그 전에는 장례 절차를 못 밟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나 본부장은 “(국과수에서 신원 확인 결과가 8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빨리 (신원 확인을 진행)해 가족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합동분향소를 공항에서 5㎞ 떨어진 무안종합스포츠파크가 아닌 공항 1층에 설치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국토부는 요구를 수용해 공항 1층에 별도의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신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빨리 장례를 진행하고 싶으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유족 측 관계자는 비교적 시신이 온전한 5명에 대해 “그분(5명의 유가족)들은 언제든지 밖으로(장례식장으로) 나가기 원하면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유족 측과 협의를 거쳐 장례와 관련된 숙박, 이동 등 직간접 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종석 제주항공 경영기획본부장은 “여러분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면 뭐든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