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시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1980년대가 떠오른다면서 시대 착오적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국회가 계엄을 해제할 수 있도록 여의도 국회 앞으로 가 야당에 힘을 보태겠다는 시민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호균(54)씨는 “화가 난다. 말이 되나, 지금이 1970년대, 1980년대도 아니고, 편의점에 외국인들이 오면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다”면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이 국회 앞으로 시민들을 모여달라고 했는데, 지인들 모여서 국회 앞으로 가야 하는지 고민된다”고 말해다.
성북구 미아리고개에서 만난 직장인 임현철(45)씨는 “정치색을 떠나 (윤 대통령) 이 사람은 뭐 하는 짓인지 싶다”며 “(영화) ‘서울의 봄’을 다시 찍는 건가? 틀린 말이 아니지 않나, 탱크가 (서울 시내에) 나올 수 있는 상황 아닌가”라고 했다.
대학교 1학년인 김모(19)씨는 성신여대 입구에서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가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뛰쳐나왔다. 김씨는 “오후 11시 이후에는 불시검문하고 체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너무 무섭다. 친구들은 본가에 내려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4)씨는 “(술자리) 2차에 가려다가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집에 빨리 가라는 연락을 받고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에 당황스럽다.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일 아닌가”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비상계엄 선포로 영업이 차질을 빚었다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홍대입구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한 60대 남성 A씨는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국민담화를 한 것은 다 가면극이었다”며 “이제 그래도 조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A씨는 “이렇게 계엄령을 선포하는 상황에서는 가게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며 성함과 나이를 알려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