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이세계 퐁퐁남' 한 장면. /인터넷 캡처

네이버웹툰에 게시된 한 웹툰이 여성을 혐오하는 내용이라는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확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매 조롱’ 의혹도 제기됐고, 일부 독자들은 회원 탈퇴와 환불 등 행동에 나서며 반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불매 조롱’ 의혹에 대해 운영상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네이버웹툰불매’가 실시간 트렌드로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네이버웹툰불매’ 해시태그를 달고 네이버웹툰 앱 삭제와 구독 취소를 인증 및 장려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웹툰을 열람하는 전자화폐인 네이버웹툰 쿠키 환불과 회원 탈퇴 등을 인증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달 말 네이버웹툰의 2024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이세계 퐁퐁남’이라는 아마추어 웹툰이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의 웹툰이다.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과 결혼한 경제력 있고 순진한 남성을 조롱하는 인터넷 용어다. 이 단어를 웹툰 제목에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다. ‘이세계 퐁퐁남’은 아마추어 플랫폼인 도전만화에서 연재되다가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그러자 여성 이용자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퐁퐁남’은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과 성적인 뉘앙스가 담긴 여성 혐오적 단어라는 것이다. 그러자 작가 ‘퐁퐁’은 “’퐁퐁남’과 ‘설거지론’은 2000년대 초에도 사용된 주식용어로 여성혐오를 옹호하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 불매운동을 권하는 X 게시물. /인터넷 캡처

이런 가운데 네이버웹툰은 지난 16일 엑스 공식 계정으로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를 홍보하며 “소꿉친구 컴플렉스 불매합니다. 불티나게 매입하기, 불처럼 뜨겁게 매입하기”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퐁퐁남’ 웹툰으로 벌어진 불매운동에 대한 조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네이버웹툰은 “(문구는) 최근 불매 운동 관련 여론이 발생하기 전인 9월 10일에 작품의 마케팅 차원에서 제작해 활용했던 소재”라면서 “광고 캠페인 운영상의 실수로 이전 게시물이 복사 및 신규로 재발행되며 일시적으로 노출이 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인해 곤란하셨을 해당 작품의 작가님을 포함해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불매 운동 여파로 네이버웹툰 이용자 수가 줄은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일간활성이용자(DAU·안드로이드 기준)는 종전 220만~230만명에서 불매운동 후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