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지난 16일부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버린 쓰레기만 2.5톤(t) 트럭 40대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쓰레기를 치운 환경미화원들과 건물·상가관리인들은 “역대급 쓰레기”라며 “같은 노동자들에게 왜 피해를 주냐”고 말했다.
17일 오전 4시 45분쯤 건설노조 집회 현장 골목 곳곳에는 전날부터 노조원들이 버린 생수병·음료수캔·커피캔·담배꽁초·휴지·나무젓가락과 밤새 벌인 술판에서 나온 맥주캔·술병·치킨박스 등 쓰레기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노조원들이 먹다 남긴 라면과 도시락 밥·반찬 등 음식물도 냄새를 풍기며 길가에 방치돼 있었다.
이날 오전에도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노조원들은 길가에다 들고 있던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다. 바로 옆 “쓰레기 무단투기는 범죄행위입니다”,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습니다”, “쓰레기는 종량제봉투에 담아 내 집·내 점포 앞에 배출합시다”고 적힌 중구청장 명의 경고 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민주노총은 1박 2일 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간이화장실을 만들었지만, 밤새 마신 술에 취해 골목에다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인근 건물 관리인은 “술 취해서 오줌 싸는 사람들이 많아 짜증이 난다”며 “아까 하지 말라고 부탁했는데, 또 오줌을 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청은 이날 새벽부터 ‘서울역 권역’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17명 전원을 집회 현장에 투입해 건설노조가 버린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날 아침까지 수거된 쓰레기는 100t으로 추정된다. 환경미화원 인력을 통솔하는 한 관계자는 “(쓰레기 수거량이) 2.5t 트럭 40대 분량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숙박을 하다 보니까 쓰레기를 관리하는 게 더 어려웠다”며 “체감상 인파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 무단투기에 불만을 토로했다. 한 환경미화원은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데 분리수거를 어떻게 하냐”며 “제발 봉투에 넣어서 버려주면 좋겠다. 우리도 똑같은 노동자인데, 왜 우리한테 피해를 주냐. 이건 불공평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환경미화원은 “이번이 역대급”이라며 “이렇게 노숙까지 해가며 시위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어차피 또 쓰레기가 쌓이지 않겠냐”고 했고, 환경미화원 B씨는 “오후 2시까지 근무인데 쉬지 않고 계속 치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5시 30분쯤 만난 집회 현장 인근 건물 관리인은 “전날 오후 8시부터 계속해서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며 “손님이 계속 오기 때문에 건물 근처를 깨끗하게 치워야 하는 것은 건물 관리인들”이라고 했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에도 5만5000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한다. 노조원들은 숭례문에서 동화면세점 구간까지 집회를 연 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서울대병원, 경찰청으로 행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