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국내 최다 음식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보도자료 하나를 냈다. 음식점으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리뷰를 작성한 일당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는 내용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부터 리뷰를 조작한 업자들을 추적해 경찰에 고소했는데, 법원은 지난해 11월 이들 중 주범 격인 A씨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인터넷 홍보·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며 2년반 동안 350회에 걸쳐 허위 후기를 작성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류직하 법무실장은 “이번 재판 결과를 통해 비양심적인 허위 리뷰 경쟁이 사라지고, 정당하게 장사하는 다수의 사장님들이 피해를 받거나 소비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속는 일이 없어지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리뷰를 조작하는 업자에 대해 강경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허위 리뷰로 별점을 조작하는 관행이 법원 판결 이후 사라졌을까.
조선비즈는 올해 11월 피자가게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직접 홍보·마케팅 업체들에 연락을 돌렸다. 아직 가게를 오픈하지도 않았고 상호를 설명하지도 않았지만 연락이 닿은 업체 중 절반이 허위 리뷰 진행 과정과 비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도대체 별점 조작은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 P업체에 포털사이트나 배달의민족에서 별점 5점을 받고 싶다고 말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리뷰에 필요한 영수증은 어디서 구하는 걸까. B업체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손님이 놓고간 영수증을 쓰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했다. 그는 “영수증 리뷰를 한 카드로 여러개를 진행하면 티가 날 수 있다”며 “손님이 버려달라고 하고 놓고 간 영수증을 모아놓으면 우리가 알아서 리뷰해 줄 사람을 배정해서 진행한다”고 했다.
별점을 조작하기 위한 비용은 다들 비슷했다. 업체들은 영수증 리뷰 한 건당 2500~3500원 정도를 제시했다. 하지만 계약은 최소한 100건 단위로 진행하는 듯 했다. B업체 관계자는 “최소 100건 정도는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일단 100건을 진행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을 추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별점을 매기는 영수증 리뷰 외에 블로그에 긴 후기를 쓰는 식의 리뷰 조작은 단가가 이보다 올라갔다. 이들 업체는 아르바이트생을 쓸 뿐만 아니라 직접 대학생 체험단, 리뷰 체험단 같은 조직도 운영하고 있었다. 생생한 리뷰를 쓸 수 있도록 교육받은 인력이 있다는 홍보 멘트도 빠지지 않았다.
기자가 계약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배민 별점 리뷰 중에 진짜 리뷰가 몇 개나 되는 줄 아느냐”며 “1000개 중에 500개는 업체의 손을 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별점을 조작하는 허위 리뷰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선이 한없이 넓어지는 중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에 올라온 허위 의심 리뷰 적발 건수는 2019년 2만건에서 지난해 13만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9월초 기준으로 약 20만건의 허위 의심 리뷰가 적발됐다. 우아한형제들이 허위 의심 리뷰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적발도 늘어난 영향이 있지만, 리뷰 조작에 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영향도 크다.
요기요에 따르면 배달 앱 주문시 매장을 선택하는 요인 1위가 ‘리뷰 수·내용(42.6%)’이었고 2위가 ‘고객 평점(18.6%)’이다. 10명 중 6명은 리뷰와 별점을 보고 식당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리뷰와 별점 중 무엇이 진짜인지 우리는 구분할 수가 없다.
[[별점공화국]② 먹을 필요도 없다… ‘3분에 1500원’ 별점 조작 알바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