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소속 가수의 마약 혐의 수사 무마를 위해 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에서 18일 일부 유죄를 확정받았다. 양 프로듀서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2심에서 일부 유죄로 뒤집히면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룹 아이콘(iKON)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지난 2023년 5월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이날 양 프로듀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면담강요 등)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 기일에서 양 프로듀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양 프로듀서는 2016년 8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던 가수 연습생 출신 A씨가 당시 YG 소속 아이돌 그룹 아이콘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구매 의혹을 진술하자, A씨를 회사로 불러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라고 회유하고 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로 2020년 5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2022년 12월 양 프로듀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양 프로듀서가) 피해자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해악 고지를 했다고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검찰은 1심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2심은 2023년 11월 양 프로듀서의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양 프로듀서의 ‘보복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봤지만, 검찰이 2심에서 추가 기소한 ‘면담 강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양 프로듀서는 피해자에 비해 월등한 사회적 지위와 연예계 영향력이 있었고, 피해자와 면담 과정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양 프로듀서가 지위나 힘을 명시적으로 앞세우지 않았더라도 발언이 이뤄진 장소나 경위, 맥락에 비춰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양 프로듀서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