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줄기에서 추출한 성분인 칸나비디올(CBD)도 대마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입 금지 조치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CBD는 화장품, 식품, 음료 등의 원료로 쓰이는데 이 역시 규제 대상인 대마에 해당한다고 대법원이 확인한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한 대마초 농가. / AP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국내 화장품 원료 수입 업체 A사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표준통관예정보고 발급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수입 금지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런 내용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되돌아갔다.

A사는 CBD를 화장품 원료로 쓰기 위해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표준통관예정 보고를 신청했다. 협회에서 표준통과예정 보고서를 발급받아야 수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협회는 CBD를 대마라고 판단해 보고서 발급을 거절했다. 이에 A사는 발급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소송을 낸 것이다.

1심은 CBD가 대마가 아니라며 A사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마약류관리법은 대마초 종자, 뿌리, 줄기를 대마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CBD가 추출·제조되는 대마초 수지(樹脂·나뭇진)가 대마 제외 부분(줄기)에서 나온 것이라면 (CBD를) 대마에서 제외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협회가 항소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CBD가 대마에 해당한다며 1·2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마약류관리법은 대마 주요 성분에 CBD를 포함하고 이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CBD가 대마 제외 부분에서 추출됐다고 해서 대마가 아니라고 본다면 마약류관리법 입법 목적에 반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