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이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재수사에 이 사건을 기소했던 1차 수사팀 출신 A 부장검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이 사건 1차 수사팀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기소했고 김 여사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법조계에서는 “A 부장검사가 수사에 참여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재수사에 A 부장검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장검사는 지난 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 부부장이었고 그가 소속한 이 사건 1차 수사팀은 권오수 전 회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최근 서울고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1차 수사팀 관계자를 불러 사건 관련 내용을 공유받았다고 한다.

1차 수사팀은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기소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수사팀은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여사 대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2차 수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이던 작년 10월 17일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장이 친윤 검사로 분류되는 이창수 지검장으로 교체된 지 5개월 만이었다. 당시 검찰은 김 여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고검이 지난 25일 김 여사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 형사부가 이 사건을 직접 담당하는 3차 수사팀을 가동한 것이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지 6개월 만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상장사인 도이치모터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권오수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와 증권사 전·현직 임직원 등 13명과 공모해 157개 계좌를 동원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 주(636억 원 상당)를 불법 거래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권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검찰 수사와 1·2심 과정에서 김 여사 명의 증권 계좌 6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 수사는 이성윤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시작됐지만 이정수·송경호 전 검사장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도 명백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