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일(현지 시각)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현대로템과 K2전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2차 계약이 K2 전차 180대로 약 65억달러(8조8335억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별 방산 수출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폴란드 2차 계약은 단순히 단일 기업의 수주가 성사되었다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현대로템뿐 아니라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또다시 한 단계 올라설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계약이 K2전차를 폴란드 주변국가로 수출할 수 있는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봤다.
변 연구원은 “1차 계약 물량은 전량 한국에서 제작해 현지에 생산기반이나 정비 능력을 구축할 근거가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계약을 통해 폴란드 현지 생산은 물론 정비·유지·보수가 이뤄지는 유럽 내 중요 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독일 또는 구소련제 무기 체계를 공유해왔던 동유럽 국가들이 폴란드와 K2전차의 유지보수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단 설명이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K2PL은 능동방호장치(APS)와 드론 재머 등 다양한 사양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라며 “러-우 전쟁을 통해 대전차무기와 드론의 효용성이 입증됨에 따라 K2PL을 원하는 국가가 늘고 있어 K2PL 개발로 수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대규모 방산 수출계약이 다시 재개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변 연구원은 “정권교체를 겪은 우리나라의 상황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 민·관·군이 밀접하게 연관돼 협력하는 대규모 수출계약이 원활히 진행되기에 적절치 않았지만 이번 계약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내 정세가 안정됐다는 증명서”라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다른 유럽국가 및 중동 등지와 협의되고 있는 대규모 수출계약이 앞으로 언제든지 이행될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