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003240)이 보유한 자사주를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을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는 ‘팔자’에 나섰다.
태광산업은 보유한 자사주 27만1769주로 EB를 발행해 약 3186억원을 조달하겠다고 27일 공시했다. 태광산업 자사주 규모는 발행 주식 수의 24.41%에 해당한다. EB의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태광산업은 E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사업 투자 등에 쓰기로 했다. 올해 2000억원, 2026년 1200억원가량을 집행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도 소집했다.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 시설 개발·운영 ▲해외 건설 공사 ▲리츠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에 대한 투자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 매매·중개 ▲화장품 제조·매매 ▲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태광산업의 공시 이후 애프터마켓(After-Market)에서 주가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넥스트레이드에서 태광산업 주식은 이날 오후 5시 35분 105만60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정규장 종가(110만3000원)보다 4.3%(4만7000원) 하락했다. 태광산업이 자사주 소각 대신 EB 발행을 선택한 것에 실망한 투자자가 ‘팔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이 낮은 대표적 종목이다. 새 정부에서 자사주 소각과 PBR 제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에 태광산업 주가는 그동안 가파르게 올라왔다.
태광산업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저점 대비 80%에 달한다. 이달 들어 황제주(1주당 100만원 이상)에 복귀했다. 2022년 6월 이후 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