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 ‘함박웃음’ - 20일 서울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3000선을 넘었다. 2021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1956년 한국 주식시장이 첫 거래를 시작한 지 두 번째 맞는 ‘코스피 3000’ 시대다. 이날 장 마감 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3021.84)가 표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주가 지수인 코스피 지수가 20일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1.48% 오른 3021.84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은 것은 2021년 12월 28일(3020.24) 이후 3년 6개월여 만이다. 1956년 주식 시장 개장 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삼천피(코스피 3000)’ 시대다.

코스피는 2021년 1월 7일 처음 3000선을 돌파한 이후 같은 해 7월 6일 사상 최고치인 330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다 작년 말까지 2200~2800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글로벌 상승세에서 소외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 전환한 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증폭됐다. ‘코스피 5000′을 공약한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란 분쟁과 미국발(發) 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이뤄낸 결과다. 이달 들어 코스피 상승률(12%)은 G20(20국)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처음 3000선을 넘은 2021년과 비교해 보면 차이점은 먼저 투자 주도 세력이다. 2021년은 ‘동학 개미 운동’으로 대표되는 개인이 시장을 주도한 반면, 올해는 5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2021년 외국인 매매 비율은 14%였는데, 올해는 31.8%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주도주도 바뀌었다. 2021년에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8만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5.87% 오르는 등 코스피 상승률(12%)에 못 미쳤다. 대신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네이버, 삼양식품 등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원화 강세, 반도체 업황 개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증시 상승의 기대 요인이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 관세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이스라엘·이란의 확전 가능성도 악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