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웃돌았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과 투자 환경, 수급 주체, 종목 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3021.84로 장을 마쳤다. 2021년 12월 28일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2472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피지수는 2021년 1월 7일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같은 해 7월 6일 사상 최고치인 3305까지 뛰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로 돌아섰고 2200~2800대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는 2021년과 현재 상승장의 차이점 중 하나로 투자 환경을 꼽았다. 2021년 당시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코스피지수도 올라간 반면, 올해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 등 내부 요인이 크다고 봤다.
수급 주체도 달랐다. 2021년엔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으로 개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 거래대금 중 개인 비율은 69%에 달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4%, 15.9%였다.
올해 들어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021년과 비교해 올해 거래대금 중 개인 비율은 48.7%로 줄어든 반면 외국인과 기관 비율은 각각 31.8%, 18%로 늘었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차이가 있다. 1위 삼성전자(005930)와 2위 SK하이닉스(000660)는 그대로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방산 열풍 속에 5위까지 올라섰다. 금융주 KB금융(105560)과 조선주 HD현대중공업(329180)도 각각 8위, 10위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에 2021년 상승 랠리를 주도했던 이차전지 업종은 올해 부진하다. 당시 LG화학은 시가총액 3위였으나, 분할 후 재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4위다. 6위였던 삼성SDI(006400)도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상승률 12%로 전 세계 주요 20국(G20) 주가지수 가운데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캐나다 TSX지수 상승률(1.3%)과도 격차가 크다. 올해 초부터를 기준으로 해도 상승률이 25.9%로 1위다. 전날까지 1위였던 러시아 RTSI지수(24.52%)를 제쳤다.
한국거래소는 ‘허니문 랠리’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봤다. 새 정부의 주주친화 정책, 불공정거래 근절 등 자본 시장 활성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도 대통령 선거 이후 한 달간 주가지수는 평균 3~4% 상승했고, 1년 후 14~16% 올랐다.
다만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만큼 차익 실현 수요 등 경계 요인도 남아있다고 한국거래소는 설명했다. 특히 미국 경제지표가 악화하거나 관세 협상,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환경이 흔들리면 단기 조정도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