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동 확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널뛰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2원 오른 1379.9원에 출발해 오전 한때 1380원을 찍었다. 이날 개장가 상승 폭은 미국의 상호 관세와 중국의 맞불 관세로 관세 전쟁 우려가 커졌던 지난 4월 7일(27.9원) 이후 가장 컸다. 중동 분쟁이 격화할 우려에 안전 자산 선호, 위험 자산 회피 분위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7% 오른 98.8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미국과 이란의 ‘말폭탄’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원화 환율도 점차 내려갔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한 것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보름여 만에 1380원까지 오르자 단기 고점이라고 판단한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내다 판 영향도 있다”고 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6.7원 오른 1369.4원에 마감(오후 3시 30분 기준)했다.
트럼프의 ‘무조건 항복’ 게시물은 국제 유가도 끌어올렸다. 17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보다 3.22달러(4.4%)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4.84달러로 전장 대비 3.07달러(4.3%) 올랐다. 이후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안한 상황이다. 정유업체 셸의 와엘 사완 CEO는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지난 96시간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스템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시간이었다”며 향후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