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뉴스1

KB증권은 삼성중공업(010140)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리면서도,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내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말 이후 주가 상승으로 전날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이 0.8%로 제한적이어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러시아 프로젝트 계약 해지는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정 연구원은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전날 공시를 통해 4조800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셔틀탱커 기자재 및 블록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2020년과 2021년에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체결했던 계약이다.

즈베즈다 조선소는 지난해 6월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선수금 8억달러를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중공업은 오히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계약 불확실성이 점차 증대했던 것이라며 계약 해지 및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정 연구원은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2~3년은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일감(수주잔고)이 줄어든 것은 부담이다. 매출 기준 수주잔고는 30조1000억원에서 25조3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수주도 저조했다. LNG선 1척, 탱커선 13척, 컨테이너선 2척, 에탄운반선 2척 등 총 18척으로 26억달러 규모였다. 지난해 상반기 49억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 98억달러 대비 달성률이 26.5%로 더디다”며 “이달 중 추가 수주가 없다면 수주잔고는 올해 매출액 대비 2.3년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선박 건조 대금이 쌀 때 대량 수주했던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선 물량이 남아있어 삼성중공업의 올해 2분기(4~6월)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정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러면서 2분기 매출 2조7090억원, 영업이익 1507억원을 추정치로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저선가 물량은) 2분기 중 모두 인도될 예정이고, 오는 3분기부터 해양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