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컨테이너선 운임도 자극해 HMM(011200), 팬오션(028670) 등 선사들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iM증권은 16일 설명했다.
기존에도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의 영향으로 홍해 통행이 제한돼 왔다. 컨테이너선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노선을 선택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화물이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했는지를 의미하는 톤마일(ton-mile) 지표상 수요가 11%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태는 선복량 감소 측면에서 해운업계 전반의 운임 상승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관세 협상에 따라 컨테이너선 운임이 더 상승할 여력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관건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지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로로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의 폭은 39㎞~96㎞로 넓지만, 수심 탓에 실제 항로로 쓰는 폭은 9㎞~10㎞ 수준이다. 입항 항로와 출항 항로, 완충 지대 각각 3㎞ 정도로 배분돼 있다. 북쪽의 입항 항로는 이란 영해에, 남쪽의 출항 항로는 오만 영해에 속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오만 영해로만 선박이 통행해야 한다. 항로가 좁아지는 만큼 운항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공급 감소 효과가 나타나 해상 운임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배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극단적 시나리오로 평가했다. 이란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중국에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배 연구원은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 43%, 액화천연가스 LNG 수입 2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뤄진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면 중국과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이 2008년 이후 세 차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실제 봉쇄한 사례는 없다”며 “이란과 중국의 관계를 고려 시 실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실행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라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