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방산주로 주목받는 알에프에이치아이씨(RFHIC)와 반도체 유리기판으로 주가가 상승한 필옵틱스(161580)가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회사 창업자가 상대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임하면서 사업 시너지를 구상하고 나선 것이다.
두 회사에 따르면 필옵틱스를 창업한 한기수 회장은 RFHIC 비상무이사로 있고, 동생 조덕수 대표와 RFHIC를 세운 조삼열 회장은 필옵틱스 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은 2021년부터 4년째 상대 회사의 비상무이사를 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과 한 회장은 엔지니어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두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보자는 뜻을 모아 상대 회사의 이사를 맡았다. 이들은 서로 경영 전반과 기술 개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두 회사의 가시적인 협력 프로젝트가 발표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긴밀히 협력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언뜻 두 회사의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양사는 앞으로 함께 협업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RFHIC는 지난 2021년 한 대표를 이사로 선임할 당시 “필옵틱스와 함께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지만 보안 때문에 공개하긴 어렵다”고 했었다.
업계에서도 기술력이 높은 두 회사가 이례적인 형태로 협력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위급 인력을 교류하는 형태인데, 코스닥 상장사 중 지분 관계에 있지 않은 두 회사가 이런 방식으로 협력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며 “두 회사는 기술 경쟁력이 높고, 해당 기술력이 다양한 IT 분야에서 수요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어 기술과 사업 분야에서 협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질화갈륨(GaN)을 소재로 약한 전기 신호를 크게 증폭하는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RFHIC(218410)는 통신장비와 방산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보다 성능이 좋고 효율성과 안정성을 개선한 제품을 앞세워 회사를 차린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005930)를 고객사로 확보했고,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통신 장비 제조업체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통신 분야 기술력을 확보한 RFHIC는 기술력과 공급망을 기반으로 방위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영국 BAE시스템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이 주요 고객사다. 계열사 RF머트리얼즈(327260)는 화합물 반도체 패키지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필옵틱스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공정용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 대표가 2008년 설립한 이후 OLED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태양광, 전기차용 2차전지 제조 장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계열사 필에너지(378340)는 스태킹(Stacking)과 레이저 노칭 등 2차전지 공정장비를 생산한다.
특히 필옵틱스는 유리기판용 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열성이 좋은 유리기판 소재 장비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필옵틱스는 국내에서 유리기판 가공 노하우를 보유한 몇 안 되는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