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에 11조원 넘게 순투자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량이 30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채권에 11조3370억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순투자는 매수에서 매도와 만기 상환을 뺀 것이다. 전달의 순투자 규모(11조2590억원)보다 780억원 늘어난 것으로, 외국인은 2월 이후 넉 달 연속 국내 채권에 순투자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 투자자들이 6조4000억원 순투자해 가장 많았고, 아시아(3조1000억원), 중동(9000억원)도 순투자를 이어갔다.

이 같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사자세에 힘입어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 채권 보유액은 30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상장 채권 잔액의 11.2%에 해당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작년에 우리나라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것이란 발표가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채권을 담고, 장기 투자하는 경향이 짙어진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2조10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열 달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 2조5090억원 순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아홉 달 연속으로 팔자세를 이어갔었다. 지난달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867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430억원 순매수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종료되고,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