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증시가 상승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렸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허니문 랠리’가 예상되자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3~5일(결제일 기준 5~9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 3배(KORU)’를 834만5376달러(약 113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KORU는 53달러에서 62.54달러로 3거래일 만에 1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4.20% 올랐다.

미국에 상장된 KORU의 경우 국내 레버리지 상품보다 더 높은 비율(3배)로 코스피 지수 상승을 추종한다. 이에 국내 레버리지 상품보다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KORU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KODEX 레버리지’와 ‘TIGER 레버리지’는 9%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ETF는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한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두 ETF를 총 2073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는데,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급등하는 모습에 빠르게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ORU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증시 레버리지 상품 매도액보다 훨씬 적었다. 위험성이 큰 상품인데다, 해외 ETF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라 소액 투자자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식 ETF와 달리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한 해외 ETF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연 250만원까지 기본 공제를 제외한 나머지 매매차익에 22% 세금이 붙는다. 즉 250만원 이하의 매매차익을 얻은 소액 투자자들은 세금을 낼 필요가 없기에 미국 레버리지 ETF가 세제상 유리하다.

보통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단기 투자용으로 매매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미국에 상장돼 있어 환전한 뒤 달러로 매매해야 한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도 있는 셈이다.

다만 미국 고위험 레버리지 ETF 특성상 지수 움직임에 따라 손실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배 레버리지 ETF는 수익도 크지만,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만큼 단기 대응이 가능한 투자자에 한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