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업종이 새 정부의 정책 수혜 업종으로 꼽히면서 최근 2개월간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책 효과에 시간이 걸리는 것과 달리 주가는 단기간에 가파르게 올라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7일부터 이달 5일까지 KRX 증권지수는 54.1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0.8%)을 웃돌았을뿐더러 상승률이 높은 KRX 건설지수(36.7%)나 KRX 유틸리티지수(35.2%) 등과도 격차를 보였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21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4월 7일 종가 8770원에서 지난 5일 종가 1만7820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이어 ▲상상인증권(001290) 99% ▲신영증권(001720) 69.2% ▲부국증권(001270) 68.3% ▲한국금융지주(071050) 67.3% ▲유진투자증권(001200) 62.3% 순으로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대선 출마 후보 모두 증시 활성화를 내걸면서 증권 업종 주가가 뛰었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증권 업종은 수혜 업종으로 꼽혔다. 상법 개정,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지수 편입 추진, 자사주 소각 유도 등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거래 대금 규모는 증가세다. 지난 5월 하루 평균 국내 증시 거래 대금 규모는 20조2000억원으로 올해 1분기(1~3월)보다 9.1% 증가했다. 올해 월평균 해외 주식 거래 대금 규모도 지난해보다 14.7%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증권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요 지표들이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증권 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순자산)의 지난 5년 평균은 0.42인데, 현재 0.51이다.

증권사별 지난 5년 평균 PBR과 현재 PBR을 비교해 보면 ▲미래에셋증권 0.46 → 0.86 ▲키움증권(039490) 0.69 → 0.83 ▲NH투자증권(005940) 0.53 → 0.76 ▲삼성증권(016360) 0.57 → 0.75 ▲한국금융지주(071050) 0.54 → 0.69 등으로 높아졌다.

반대로 증권주 투자 매력의 핵심 지표인 배당수익률은 지난 5년 평균 4.9%에서 현재 3.8%로 줄었다. 5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8%를 웃돌았던 대신증권(003540)한양증권(001750)도 각각 4.95%, 5.76% 수준까지 떨어졌다.

증권 업종을 비롯한 금융주 주가를 밀어올린 핵심 정책이 배당소득세 분리 과세인데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변수다.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증권사 주가가 단기간에 뛰었지만, 실제 정책 집행까지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할 때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배당소득세 관련 논의 등이 추가로 진행돼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 급등에 대응하기보다 정책이 확정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중기적으로 매매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